대문 Ver.13.0(Ver.Sonance)

Special THX to Sonance

사월아이-AprilChild

사월아이-AprilChild

2012. 5. 11 Restricted area


2011.1.8
2011.5.30

 변명을 하자면 그리울 때마다 그는 내 곁에 없었으니까. 그때마다 그는 알 수 없는, 내가 닿지 않는 곳에 있곤 했다. 절대 전화를 걸 수 없는 전화번호 따위는 소용없는 것이었다. 나는 그게 어떤 균열을 일으킬지 알 수 없었으므로. 그와 나 사이에 있는 이 조그마한 연결고리마저 바스러트릴, 어떤 미세한 균열이라도 원치 않았기 때문에, 나는 그저 방치하는 쪽을 택했다. 그렇게 해서 내가 그의 꿈을 꾸게 되었을 때는, 이미 너무 늦은 뒤였다.

 내게 남은 것은 푸른 꽃잎 머리핀에 대한 기억 뿐. 멀기만한, 후일을 기약할 수 없는, 
 안타깝게도 나는 그에게는 항상 숭고하고 싶었다. 이미 나는 더러워졌기 때문에 돌이킬 수 없다

2012.5.6 흔적으로 만든 지도



 여전히 내가 가장 좋아하는 페퍼톤스의 노래는 Heavy Sun Heavy Moon 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스트루먼트 이기도 하고. 몇년 뒤면 나는 술자리에서 술마시면서 페퍼톤스란 밴드에 있어 1집이 얼마나 전설적 음반인지 주절거리고 있겠지. 한 밴드의 사운드가 시간을 거듭할수록 변하는건 그들이 더이상 언더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걸 배신 같은 단어로 지칭하는건 어린애같은 일이다. 아무튼 페퍼톤스의 각 앨범에 대한 내 애정도는 숫자와 정확히 반비례하고, 4집 역시 3집의 연장이다. 1집을 가장 사랑했던 나로서는 아쉬운 일이지만, 여전히 건질만한 곡이 있고 내가 좋아하는 사운드가 있기에 노래를 듣는다. 이장원이 말빨로 신재평을 이기는 날이 오기를!
 
 담담함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단지 겉치레, 혹은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 한 것에 지나지 않다는걸 가끔 깨닫는다. 그러니까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나 자신을 포함해 아무도 챙기지 않은 생일 같은거나. 스물다섯번이라는 숫자는 아직 아무렇지 않기엔 부족한 경험인가보다. 아무튼 정말 행복했고, 고마웠다. 내가 표현할 수 있었던 것 보다 더.

2012.4.30 흔적으로 만든 지도




 
내 불완전함을 사랑해주오

2012.4.28 흔적으로 만든 지도



 굳힌다는 것. 
 잠에서 깨어 겨우 몇마디 밖에 되지 않는 문장을 쥐고 어떻게 해야할지 한참을 고민하는 일. 두서없는, 멍청한 농담이 아닌 다른 말을 하고 싶을 때 내가 취할 서투름. 망할 텍스트의 문명. 차라리 음성이었다면 이것보다는 나았을텐데. 술을 마시고 거리를 걷는 동안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욕망이라는 것은 대상에 대해 무지할 때 발생한다.' 내가 알고자 하는 것은 단지 한 사람이다. 방법을 알 수 없는, 발로가 없는, 마음이란건 쓸모가 없을까.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고 해서 내가 가진 것이 보잘 것 없을까.

 단단해진다는 것. 천천히 발로 돋음하듯 한 사람에 대한 생각을 다져가는 것. 그렇게 차곡차곡 쌓이다보면 나는 또, 수개월, 혹은 수년을 괴로워할 단초를 심는 것이 되겠지. 

2012.4.18 흔적으로 만든 지도




 결국 떠나는 것은 돌아올 곳을 기억하기 위해서다. 터무니없는 야경 따위를 보며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지 생각하게 되는 그 한사람을 위해 우리는 그렇게 힘들고 긴 여정을 준비하는 것이다. 긴 밤의 초입에서 무작정 전화를 걸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물으며 실없이 웃음 지을 수 있는 한순간을 위해, 방랑없이 심정의 목적지를 결정지을 수 있는 행복을 위해, 우리는 그렇게 긴 방랑을 준비한다.

 가끔 타인의 심정을 기억하곤 한다. 이름도 모르고, 나이도 모르고, 어디에 사는지도, 무엇을 하는지도 몰랐던 그 사람이 기억나는건 내가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지지 못했을 때 그 역시 그랬기 때문이다. 그의 사소한 에피소드 같은 것을 나는 기억한다. 한장의 편지와 함께 먼 길을 통해 보낸 크리스마스 선물. 그리고 한통의 전화. 그는 그 대화 속에서 어떤 것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받아들여지지 못할 것을. 하지만 그는 알았을까. 자신의 애정이 더없이 아름다웠다는걸. 긴 겨울밤을 보내며, 무작정 기대와 설렘에 의존하여, 한잔의 따뜻한 차를 가지고 버텨나가는 그 마음을 나는, 잘 알았다.

 내가 또 무뎌져가네, 모든게 무너져가네. 우, 살다니. 지난 몇년간 나는 급격히 무뎌진다고 생각했었고, 마침내 그 무뎌짐에 불구처럼 모든걸 잃어버릴거라는 두려움에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하고 해체되어 있었다. 지금도 별반 다르지는 않지만, 지금, 방랑을 하도록 재설계된 내 삶에서 맘놓고 그리워할 고향을 품고 싶다. 무작정 전화를 걸어, 객지에서의 그리움을 한껏 감춘 채 비밀스럽게 그 간절함을 전하고 싶다. 너를 보고 싶다고, 그가 도무지 알 수 없는 말로 그 사실을 털어놓을 누군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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